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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동행 이야기

[따뜻한인터뷰] 시각장애예술인 임채섭 작곡가
  • 작성일2020/08/24 18:13
  • 조회 1,268



절망에서 희망으로.. 다시 찾은 인생 2막!

- 시각장애 예술인 임채섭 작곡가 (2019 따뜻한동행 첨단보조기구 지원 대상자)




 

K-POP 부터 뉴에이지까지 다양한 음악을 작곡하며 활동하고 있는

시각장애예술인 임채섭 작곡가를 만나보았습니다.

2019 따뜻한동행 첨단보조기구 지원을 받게 된 것이 마치 크리스마스의 선물 같았다고 말합니다.

경력단절의 불안을 딛고, 다시 작곡가로서의 삶을 이어가고 있는 임채섭님의 인터뷰를 공개합니다!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작곡가 임채섭입니다.

저는 중학교 2학년 때 사고로 각막이 실명되어, 왼쪽 눈은 망막색소변성증이 생겼는데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중심시야가 좁혀가며 실명되는 진행성 질병으로 앞이 점점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작곡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시각장애를 갖게 된 뒤로 약 1년간 집에 하루종일 있었어요. 특별히 할 것이 없다보니 그때 피아노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고, 피아노를 하루종일 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렇게 중2때부터 자연스럽게 음악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대학에서는 클래식을 전공 했는데, 게임을 좋아하면서 게임 음악을 유심히 듣게 되고, 영화 음악, 연극 음악 등으로 관심이 확대되었고, K-pop 음악에도 관심을 갖으면서 본격적으로 작곡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작곡활동을 활발히 하다가 중단하게 이야기를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작곡이란 것이 창작을 하는 일인데, 마감 시간에 쫓기다보니 밤을 새는 일도 많고, 스트레스를 받는 일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RP(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병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진행속도가 가속되는데요. 그래서인지 병의 진행이 재작년부터 정말 많이 빨라지게 되어 합병증이 오게 되었고, 결국 컴퓨터 화면이 잘 보이지 않는 지경까지 이르렀습니다.
 

피아노의 경우, 눈이 안보이더라도 계속 이어갈 수 있을텐데, 저는 컴퓨터 화면으로 음악 창작을 하는 일이라서 시각 보조기기의 도움이 너무 필요했습니다. 주변에서는 할 수 있다고 응원해주셨지만, 컴퓨터 화면이 안보이는 저는 '완전히 까막눈이 되어버린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며 스스로 손을 내려 놓게 되었어요. 막막함과 절망감을 느끼며 작곡 일을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따뜻한동행의 첨단보조기구 지원이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우연히 따뜻한동행의 첨단보조기구 지원사업을 알게 되었어요. 혹시 이런 저도 해당이 될까 문의 전화를 했는데요. 담당 선생님이 저를 격려해주시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신 덕분에 용기내서 신청서를 제출하여 이렇게 멋진 선물을 받게 되었습니다!
 

독서확대기 일종의 '조디'와 아이맥 최신형 큰 화면, 야마하 건반, 건반페달, 키패드, 마우스 등... 정말 작곡을 이어갈 수 있게 제가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받았습니다. 이젠 '조디'덕분에 잘 보이지 않는 작곡 화면을 크게 확대해서 볼 수 있고, 용기내어 다시 작곡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보조기기들은 절망했던 저에게 단순히 ‘힘내라’ 라는 말보다,
경력단절을 끝내고 다시 작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어요.

"나도 이제 다시 할 수 있겠다!" 라는 게 체감이 되었습니다.

보조기구를 지원받길 완전 잘했다고 생각해요. 제품이 도착했던 시기가 12월 크리스마스 즈음이었거든요? 꼭 저에게 온 크리스마스 선물 같았어요. 박스 포장지도 빨간색이었죠. 그래서 따뜻한동행에서 지원해주시는 고마움을 평생 잊지 않겠다고 생각하며 박스도 아직 버리지 않고 보관하고 있답니다!




 


 



 

최근 새롭게 작곡하는 노래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앞이 안 보이는 장애를 겪으면서 암흑의 시간을 보냈어요. '내가 앞이 안 보이는데 장애를 가지고 제대로 꿈을 펼칠 수 있을까.' 그러던 저에게 따뜻한동행은 감사였고, 작곡가로서의 삶을 다시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어요.

그래서 ‘따뜻한동행’을 주제로 기념곡을 만들고 있어요. 곡의 앞부분은 제가 장애인으로 겪었던 긴 터널같은 절망감을 담아 어둡고 잔잔하다가, 후렴은 첨단보조기구를 지원받고 나서 희망의 빛이 확 들어오는 느낌으로 곡의 구성이 바뀌어요. 장애인이지만 장애가 더 이상 나에게 장애가 아니다, 나도 이제 뭐든지 할 수 있다.. 이런 마음을 표현하며 밝고 리드미컬한 부분을 후렴구에 담았습니다.


 

앞으로 꿈과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몇 년 전, 아버지께서 돌아가실 때 저에게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라” 라는 유언을 남겨주셨어요. 그 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저는 제가 만든 음악이 많은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용기가 되는, 그런 작곡가가 되고 싶습니다. 따뜻한동행이 저에게 해주셨던 것 처럼요.

그리고 장애인이나 저소득층 중에 예술을 하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많이 있는데요. 그 친구들을 돕기 위한 비영리단체를 만들고 싶어요. 제가 가진 경험들을 많은 이들과 공유해서, 많은 장애인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조력자가 되는 것이 제 평생의 꿈입니다.



 

'장애 없는 따뜻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한마디!
 

장애는 동정의 대상이 아닙니다. 장애인들도 환경만 주어진다면 다시 꿈꿀 수 있고 해낼 수 있어요. 앞으로도 따뜻한동행이 장애인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이를 통해 꿈을 찾아 성장한 장애인들이 다시 이웃을 돕는 선순환의 스토리가 계속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10주년을 맞이한 따뜻한동행에게..
 

제가 이렇게 직접적으로 경험한 따뜻한동행은 말 그대로 저와 함께 해준 ‘따뜻한 동행’ 이었습니다. 직접 만나보며 저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어떻게 하면 정말 도움이 될지 세심하게 신경써주고 진심으로 고민하는 것을 많이 느꼈어요. 이렇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것을 모두 다 지원해주셨어요. 덕분에 다시 희망을 품고 나아갑니다. 감사합니다!


 




 

▼임채섭 작곡가의 편안한 피아노 연주를 들어볼 수 있는 유튜브 채널입니다. (클릭시 이동)

히든피아노 official - 편안한 피아노 연주

뉴에이지 아티스트 히든피아노의 공식 계정입니다. 모든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